[여행] 바람이 길 열고…물 품은 풍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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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바람이 길 열고…물 품은 풍경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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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없는 강원도 춘천 베리어프리 여행

국내 유일의 12인승 캐니디언 카누 ‘킹카누’
동행하며 같은 풍경 보는 ‘김유정 레일바이크’
감각의 전시장 ‘애니메이션 박물관&토이로봇관’
높이마저 평등한 ‘소양강 스카이워크&삼악산 케이블카’


[춘천(강원)=이데일리 강경록 여행전문기자] 춘천의 봄은 조용하다. 꽃은 수선을 떨지 않고 피어나고, 물은 아무 말 없이 흘러간다. 그 조용함은 비워진 공간이 아니라 차오른 감각이다. 도시의 속도와 불빛에 길 들여진 감각들이 비로소 자신을 되찾는 곳. 춘천은 그렇게 봄을 품는다. 그 조용한 초대에 응답한 사람들. 이 여행은 그들과 나란히 걷는 길이자, 같은 배를 타는 여정이었다. 장애가 있든 없든, 나이가 많든 적든, 누구도 뒤처지지 않고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베리어프리’(Barrier-Free) 춘천. 그 길 위에서 ‘같이’의 의미를 되새긴다.


◇물 위에서 만난 연대 ‘의암호 킹카누’

의암호는 고요하다. 바람은 수면을 스치듯 지나고, 물결은 소리 없이 말을 건넨다. 전동휠체어를 타고 천천히 경사로를 따라 내려갔다. 킹카누 나루터. 실내 대기실과 안전펜스, 장애인 전용 화장실이 준비돼 있었다. 매끄럽게 연결된 선착장은 무심한 듯 보이지만 치열한 배려의 흔적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킹카누는 국내 유일의 12인승 캐나디언 스타일 대형 카누. 전기 프로펠러로 움직이며 노를 젓지 않아도 수면을 유영한다. 여럿이 킹카누에 몸을 실었다. 물 위의 움직임은 조용하지만 깊다. 묘사해설사 ‘킹스맨’이 조용히 속삭인다. “지금은 갈대밭 옆입니다. 바람 소리를 들어보세요.”

눈을 감았지만 풍경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청각, 촉각, 기온, 바람의 방향. 감각은 되살아나고, 경계는 사라진다. 킹카누에서는 장애와 비장애가 의미를 잃는다. 사단법인 물길로의 박보영 상임이사는 말한다. “시각장애인분들이 ‘풍광이 아름답다’고 하실 때,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감각이 다르다고 감동이 다르지는 않거든요.”


킹카누는 가족, 청소년, 외국인 단체 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킹카누 원정대, 카누 레이스, 패들 보드 아카데미까지.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다리를 놓는 활동들이다. 박 이사는 덧붙인다. “우리는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공간을 만든 게 아닙니다. 모두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 시작이 바로 ‘같이 탈 수 있는 배’였습니다”

누구나 떠날 자유, 모두가 누릴 자유. 의암호 물길 위에서 그 약속은 실현되고 있다.


◇철로 위의 동행 ‘강촌 레일바이크’


북한강을 따라 이어진 오래된 철길. 그 위를 달리는 김유정 레일바이크는 이제 단순한 레저가 아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페달을 밟으며 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동행의 철로가 되었다.



출처: 이데일리(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630166642139728&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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