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풍광을 품고 있는 "수락산 채석장 공원길" [뻐꾸기의 山行]

오늘 소개할 곳은 노원구에 위치한 수락산 숲길을 걸으며 수려한 풍광을 감상할 수 있는 채석장 공원길이다. 수락산역에서 출발해 불암산역(당고개역)까지 걷는 4km내외의 코스로 약간의 오르내림이 있지만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는 트레킹코스이다.
도봉산역에서 불암산역까지 걷는 서울둘레길 1코스(6.3km)중 일부 구간이다. 불암산역에서 출발하게 되면 초반 오르막이 가파른 편이라 수락산역에서 출발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수락산은 638m 높이로 암봉이 많아 설악산을 축소시켜 놓은 듯한 분위기의 산이다.
바위산이다 보니 60~70년대 서울 개발이 한창일 때 수락산 바위를 깨트려 토건공사의 석재로 사용했다고 한다. 지금은 그 채석현장을 공원으로 만들어 커다란 바위 벼랑이 생겨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주는 곳이다.
수락산역(7호선) 1번출구로 나와 직진해 사거리에서 수락산벨리체아파트를 끼고 우회전해서 직진하면 채석장 공원길의 출발지인 수락골을 마주하게 된다. 수락골에서는 수락산 백운계곡을 따라 수락산 정상으로 가는 길과 서울둘레길 1코스를 걷는 길로 나뉘어 진다. 채석장 공원길은 서울둘레길 1코스의 일부 구간으로 서울둘레길(당고개공원) 이정표를 보고 걸으면 된다.
수락골에서 출발하는 채석장 공원길은 초반 약간의 오르막이 있다. 하지만 가파른 오르막이 아니어서 큰 어려움 없이 오를 수 있다. 이후 능선을 따라 편하게 걸을 수 있다. 녹음이 가득한 숲길을 걷는 기분은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황홀하다. 시작부터 산새소리가 요란하다. 맑은 공기와 새소리, 바람소리에 취해 걷는다. 숲길은 고운 흙길로 잘 정비되어 있다.
돌산이라 걱정했지만 능선길은 고운 흙길로 되어 있어 맨발로 걷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주말이었지만 이른 아침에 출발해서 그런지 숲길을 걷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수락골에서 출발하는 등산객들은 대부분 백운계곡을 지나 수락산 정상으로 향한다.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도봉산과 북한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탁 트인 풍광이 아니라 사진을 찍기에 아쉬움이 컸는데 아쉬움을 알기라도 한 듯 북한산과 도봉산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이정표가 바로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북한산과 도봉산의 멋진 풍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망대에서 멋진 풍광을 감상하고 다시 길을 나선다.
수락골에서 능선길을 따라 숲길을 1.2km 정도 걷다 보면 시인 천상병공원이 있는 노원골에 도착한다. 이곳에는 수락산 무장애숲길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수락산 무장애숲길은 노원골에서 수락 한옥어린이집까지 1.74km의 데크길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숲길이다.
왕복으로 3.5km로 이곳만 걸어도 충분한 힐링이 되는 곳이다. 수락산 무장애숲길은 이전에 다녀와 소개한 적이 있는 곳이다. 채석장 공원길은 무장애숲길을 가로 질러 걷는다. 숲속 향기에 취해 걷다 보니 낯익은 돌탑이 눈에 들어온다. 둘레길을 걸을 때마다 보는 돌탑은 크기는 다르지만 느껴지는 푸근한 정감은 늘 한결같다.
숲길을 따라 길을 걷는데 이번에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숲길이 펼쳐진다. 본격적으로 채석장 공원길에 들어선 것 같다. 갑자기 흙길이 아닌 돌길이 많아지며 탁 트인 풍경이 펼쳐진다. 멀리 남산도 보이고 롯데월드타워도 보인다. 가까이로는 불암산이 코앞에 다가와 있다. 걷는 내내 풍광을 감상하며 걷느라 정신이 없다. 멋진 경치를 보며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채석장전망대에 도착해 주변을 둘러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은 가슴 한 켠에 있던 답답함을 날려 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바라보는 풍광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날씨가 좋아 롯데월드타워와 남산도 지척에 있는 듯 가깝게 느껴진다. 전망대에서 웅장하게 펼쳐져 있는 산수화에 매료되어 정신을 못 차리고 한참을 머물렀다. 발걸음을 옮기기가 너무 아쉬웠다.
진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당고개공원으로 향한다. 채석장전망대에서 당고개공원까지는 내리막이다. 2시간여의 트레킹을 마치고 당고개공원에 도착해 불암산역(당고개역, 4호선)으로 향한다. 지하철로 한전거장 거리인 상계역 인근에 상계중앙시장이 있지만 이곳은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전통시장은 아니지만 아직 개발이 되지 않아 옛 정취가 물씬 풍겨 나는 역사주변을 둘러보기로 한다.
역사주변은 전통시장은 아니지만 시장분위기가 느껴지는 가게들과 주택가 골목골목마다 오랜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음식점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필자는 골목 어귀에 있는 어르신이 혼자 운영하시는 백반집에 들러 주린 배를 채운다.
요즘 경기가 너무 안 좋지만 단골손님 중심으로 인건비 부담 없이 혼자 운영하시다 보니 큰 어려움은 없다고 하신다. 반찬 하나하나에 정성이 듬뿍 배어 있어 옛날 어머님이 해 주시던 밥과 반찬을 먹는 듯했다.
이젠 낮에는 제법 덥다고 느껴질 정도로 기온이 올라간다. 기온이 30도를 넘어가는 한여름에는 정말로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산바람이 시원한 숲길 이어도 걷기가 쉽지는 않다. 더 늦기 전에 봄의 기운을 마음껏 느껴보자. 지금은 망설이지 말고 집을 나서야 할 때다.
출처 : 뉴스저널리즘(https://www.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