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중구의원들, '기소·윤리위 회부' 법적 논란에도 호주로 해외연수..."부적절"
대구 중구의원들, '기소·윤리위 회부' 법적 논란에도 호주로 해외연수..."부적
절"
6일부터 12일까지 5박 7일간 호주 출장
동성로 관광특구 활성화 벤치마킹 목적
예산 1,900만원...1인당 300만원 투입
8곳 중 2곳만 관계자 미팅, 심사서 지적
의회 "관광지 많지만, 기관 방문도 많아"
시민단체 "의원 대부분 송사, 주민 무시"
차명회사로 구청과 수의계약해 검찰로부터 기소되거나, 보조금 부정수급으로 환수 처분 받은 대구 중구의원들이, 법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호주 해외연수를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방문 장소 8곳 중 현지 관계자와의 만남이 예정된 곳은 2곳에 불과해 '외유성'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구 중구의회(의장 배태숙)에 6일 확인한 결과, 국민의힘 배태숙(비례) 중구의회 의장과 김효린(나선거구) 부의장, 임태훈(가선거구) 의원을 포함한 중구의회 사무처 직원 3명은 6일부터 오는 12일까지 5박 7일간 호주로 해외연수를 간다.
문제는 해외 연수를 가는 의원들이 법적 논란의 당사자들이라는 점이다.
배 의장은 지난 10월 '위계공무집행방해', '주민등록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홍보물 제작업체 대표였던 배 의장이 구의원에 당선된 2022년 7월부터 12월까지 차명회사를 설립해 중구청과 수의계약을 맺어 1,800만원 상당의 이익을 챙긴 혐의다. 국민의힘 대구시당은 오는 7일 배 의장에 대한 윤리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김 부의장은 지난 2018년 사업자등록 사실을 숨기고 중구 도심재생문화재단으로부터 '공예·주얼리 콜라보지원사업' 보조금 2,800만원을 부정수급한 사실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로 밝혀졌다. 중구청은 보조금 환수 처분을 내렸다. 김 부의장은 이에 불복해 중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 5월 법원은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연수 목적은 지난 7월 관광특구로 지정된 중구 동성로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호주 도심지를 탐방해 우수 관광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전체 출장 예산은 1,922만2,360원이다. 배태숙 의장 356만7,620원, 김효린·임태훈 의원과 직원 3명은 각각 319만940원의 예산이 쓰인다.
공무국외출장 계획서에 따른 방문 장소는 ▲바랑가루(동성로 상권 활성화) ▲패딩톤 레저부아 공원(미사용 공공부지 활용방안 모색) ▲블루마운틴 국립공원(무장애 여행 접목방안 모색) ▲9일 록스거리(관내 시장 활성화) ▲호주 현대미술관(미술관 관련 사업 진행 시 벤치마킹 사례 수집) ▲10일 트랜짓몰·피트스트리트몰(보행자 중심 교통체계 벤치마킹) ▲11일 블랙타운 시의회(관광자원 활성화 방안 질의응답) ▲오페라하우스(동성로 상권 강화 방안) 등 8곳이다.
하지만 이 중 현지 기관 관계자들과의 미팅은 트랜짓몰·피트스트리트몰과 블랙타운 시의회 2곳뿐이다. 때문에 외유성이라는 지적이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에서 나오기도 했다.
당초 일본 오사카 해외연수가 예정돼 있던 국민의힘 소속 김동현(가선거구) 의원, 김오성(나선거구) 의원, 더불어민주당 안재철(나선거구) 의원은 공무국외출장 심사에서 현지 기관과 만나 정보를 얻는 것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정을 전면 취소했다.
지난달 2일 열린 '중구의회 공무국외출장 심사위원회'의 회의록을 보면, 한 위원은 "시드니에 가서 유명한 관광지를 둘러볼 것이 아니라, 시나 의회에서 어떤 지원을 하고 있고, 어떤 정책을 했는지를 더 구체적으로 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 기회가 너무 적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효린 부의장은 6일 <평화뉴스>와의 통화에서 "의회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연수를 가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 보류하는 것을 요청했지만, 다른 의원들이 취소하겠다는 의지가 없었고 일정이 임박했기 때문에 원안대로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외유성 논란에 대해서는 "동성로가 관광특구로 지정되며 이번 해외연수는 관광지 위주로 시찰을 가지만, 기관 방문 위주로 일정을 짜려고 노력했다"며 "의회 전반기에는 총선이 있었고, 후반기에는 회기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연수를 다녀오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배 의장이 '차명회사 수의계약'으로 검찰에 기소됐고,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 대구시당 윤리위원회를 앞두고 있는데도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해외연수 일정이 외유성으로 짜여 사실상 지역 현안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했다.
장지혁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중구의회는 현재 윤리적 문제가 많은데도 이를 무시하고 떠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중구 구민들을 무시하는 것을 넘어서 의원 의정활동에 관심을 두지 않는 행위"라고 말했다.
조영태 대구참여연대 정책부장은 "검찰에 기소된 배태숙 의장을 포함해 의원들 대부분이 송사에 휘말려 있는 시기에 해외연수를 떠나는 것은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가 아니냐"면서 "대부분 시장을 돌아보거나 공원에 가는 관광성 일정인데, 이를 정책과 연관지어 중구에 접목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출처 : 평화뉴스
원문기사 : https://www.pn.or.kr/news/articleView.html?idxno=31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