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양산과 한강 만나는 수변 따라 무장애 데크길 ‘활짝’
덕양산과 한강 만나는 수변 따라 무장애 데크길 ‘활짝’
덕양산 ‘행주산성 수변데크길’ 개통
행주양수장~창릉천 합수지점까지 800m
역사누리길, 수변누리길 이어 3번째 산책로
편의성·조망 탁월… 생태 보전방안 ‘과제’
[고양신문] 탁 트인 한강을 바라보며 덕양산 아랫자락을 걷는 행주산성 수변데크길이 지난 23일 개통했다. 수변데크길 개통으로 덕양산 서쪽 행주산성역사공원에서 동쪽 창릉천 합류지점까지 800m 구간을 계단 없이 무장애로 걸을 수 있게 됐다. 휠체어·유아차 이용자, 노약자나 장애인 등 교통약자 방문객들에게 특히 반가운 소식이다.
한강과 만나는 덕양산 남서쪽 기슭에는 기존에도 이미 2개의 산책로가 조성돼 있었다. 가장 오래된 길은 숲속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진강정 입구를 지나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오는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이다. 이후 덕양산 중턱을 계단과 데크로 연결하는 ‘행주산성 수변누리길’이 만들어졌고, 여기에 이번에 개통한 ‘행주산성 수변데크길’이 더해진 것이다. 행주산성과 덕양산을 찾는 방문객에게 3개의 선택지가 주어진 셈이다.

행주산성 수변데크길은 6년간 총 14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진행한 ‘한강하구 공동연구 및 경기 생태·역사·관광벨트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특히 이 구간은 1970년대에 한강하구 경계를 위한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50여 년간 민간인의 발길이 닿을 수 없는, 군 장병들의 순찰로로만 사용됐다. 이후 군 병력이 철수한 후 순찰로와 경계초소 등을 정비해 시민들에게 순차적으로 개방했다.
새로 개통한 수변데크길을 직접 걸어보았다. 출발지점은 행주산성역사공원 주차장 끝 쪽에 자리한 행주양수장 정문 옆이다. 행주산성역사누리길이 시작되는 108계단 초입에서 오른쪽으로 새로 조성된 데크길 입구가 시작된다. 주요 보호시설인 행주양수장 쪽으로 시야 차단벽이 설치된 구간을 지나니 비로소 시원하게 트인 한강의 풍경이 나타난다. 멀리서만 건너다보던 행주양수장 건물의 측면을 코앞에서 바라보는 느낌도 새롭다.
데크길은 덕양산과 한강이 만나는 수변부를 따라 일정한 높이로 이어져 있다. 하루 전 내린 첫눈이 채 녹지 않았지만, 경사가 없어서 위험하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수변데크길은 이전에는 만나보지 못했던 덕양산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해준다. 왼쪽으로는 경사가 가파른 덕양산 사면의 숲을 올려다볼 수 있고, 오른쪽으로는 강바람에 찰랑거리는 한강의 물살이 버드나무가 서 있는 수변을 넘나드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강 건너편으로는 김포공항의 뒷산인 서울 양천구 개화산의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상류 쪽으로는 반원형 아치가 인상적인 방화대교의 모습이 보인다. 시원한 수면 위로 멋진 그림자를 드리우는 방화대교는 덕양산 산책길의 시그니처 조망이다. 길 곳곳에는 ‘자전거는 내려서 끌고 가 주세요’ ‘추락 위험이 있으니 난간에 오르지 마세요’라고 적힌 안내문구가 나타난다.
중간지점쯤 가자 왼쪽으로 수변누리길, 역사누리길과 연결되는 사거리가 나타난다. 방문자의 호기심에 따라 숲길과 계단길과 데크길을 넘나드는 여러 가지 코스를 구상할 수 있을 듯하다.
수변누리길과 만나 종착점인 창릉천 합류지점으로 가다 보면 커다란 버드나무 주위로 넓은 전망데크를 조성한 쉼터가 나타난다. 조망 해설판도 있고, 행주산성 수변누리길이라고 적힌 포토존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덕양산 나들이 인증샷을 찍기에 안성맞춤인 장소다. 짧은 초겨울 해가 강 건너편 개화산 너머로 저물며 멋진 배경을 만들어준다.
데크길 끝에서 창릉천을 따라 조금 올라가면 코스의 종착점인 고양 행주수위관측소가 나타난다.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이 건물은 근대적 치수시설의 역사를 보여주는 등록문화재다. 출발지점으로 돌아갈 때는 역사누리길이나 수변누리길을 선택해도 좋다.
앞서 조성된 역사누리길과 수변누리길에 비해 수변데크길은 조망과 편의성 면에서 확실한 장점을 갖는다. 하지만 생태적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야생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덕양산 숲에 너무 과도하게 인위적 산책로를 만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덕양산과 한강에 깃들어 사는 다양한 생물들과 공존하기 위해서는 방문객들이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도록 각별히 조심하고, 행정에서도 보다 세밀한 관리매뉴얼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출처 : 고양신문
원문기사 : https://www.mygoy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820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