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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무장애 지도’ 만드는 문화진씨와 동행해보니…“문턱 없고 맛도 좋고, 여긴 ★★★이죠” 작성일 : 2019-11-18 16:27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2 첨부파일 : 2개
‘무장애 지도’ 만드는 문화진씨와 동행해보니…“문턱 없고 맛도 좋고, 여긴 ★★★이죠”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입력 : 2019.11.14 21:39

전동 휠체어를 탄 장애인 문화진씨(오른쪽)와 비장애인 하나래씨가 지난 11일 서울 무교동 일대 식당가를 탐방하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문화진씨(32)가 전동 휠체어를 타고 편의점 입구 경사로를 올랐다. “편의점은 장애인이 이용하기 힘든 곳이에요. 다치고 10년 만에 편의점을 이용했다는 분도 계세요.” 편의점 입구에는 경사로 대신 턱이 있는 경우가 많다. 상품 진열대 간격도 좁아 휠체어를 타고 오가기 쉽지 않다. “그래도 여긴 좁은 편은 아니네요.” 문씨는 아슬아슬하게 진열대 사이를 다녔다. 문씨는 ‘무장애지도’를 만드는 장애인 리포터다. 이동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 식당, 카페 위치를 기록한 지도다.

사회적기업 모아스토리 배포 

사회적 기업 ‘모아스토리’가 2017년부터 무장애지도를 만들고 있다. 서울 구로·충무로·연남동·망원동 무장애지도를 배포했다. 지난달에는 전북 군산 무장애지도를 제작했다. 문씨와 같은 장애인 리포터와 비장애인이 팀을 이뤄 지역 일대를 조사한다. 25명의 장애인 리포터가 참여한다. 경향신문은 지난 11일 이들과 동행해 서울 중구 다동 일대를 둘러봤다. 

무장애지도 대상지를 최소 2번 이상 현지 조사한다. 장애인 리포터가 검증하는 과정을 거친다. 규정을 따라도 사용하면 불편한 경우가 많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1층 여성 장애인화장실을 찾았다. 문씨가 휠체어를 타고 화장실 안에서 한 바퀴 돌았다. 휠체어로 한 바퀴 회전이 가능한 정도의 크기여야 불편함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안전바가 변기 양옆에 설치됐다. 휠체어 높이와 맞는 세면대를 갖췄다. 성별에 따라 장애인 화장실을 구분했다. 
 
문제는 갈색 미닫이문이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장애인 편의시설 상세표준도’에 따르면 장애인 화장실 출입문은 자동문, 미닫이문 또는 접이문 등으로 할 수 있다. 문씨와 함께 조사 나온 하나래씨(25)는 “자동문이 가장 편하다. 중증 지체장애인 중에는 손이 불편한 분들이 많아서 미닫이문이면 열기 힘들다”고 했다. 문씨와 하씨는 이곳을 ‘아주 좋음’보다 한 단계 아래인 ‘좋음’으로 평가했다.

식당이나 카페도 직접 들어가 확인한다. 맛도 평가한다. 문씨와 하씨가 다동의 한 고깃집 앞에서 멈췄다. “자동문이고 턱도 없어요. 실내도 넓어요. 테이블이랑 휠체어 높이도 맞고요.” 하씨는 체크리스트에 별표 3개를 그렸다. 문씨도 이곳을 수차례 찾았다. “식당 내부에 경사로가 설치돼 있어요. 이런 곳은 흔치 않죠. 주방 직원도 다 친절해요. 맛도 있어요.” ‘아주 좋음’으로 평가한 곳은 따로 영상으로 찍어 유튜브 채널 ‘쉽고 편한 여행, 이지트립’에 올린다. 지도엔 영상 링크가 연결된 QR코드를 넣는다.


리포터 25명, 비장애인 협업 

다동은 식당 밀집 지역이다. 점심·저녁 시간 인근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다. 강민기 모아스토리 대표(42)는 “비장애인들은 일상적으로 찾아다니지만 장애인들은 엄두를 못 내는 지역 위주로 무장애지도를 만든다”며 “장애인들이 지도로 편하게 선택하고, 다니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강 대표는 방송PD였던 2012년 런던장애인올림픽에 참가하는 장애인 국가대표팀을 7개월가량 취재하면서 무장애지도의 필요성을 느꼈다.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적었고,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장소라도 몰라서 못가는 경우가 많았다. 

“환경이 장애를 만들어요” 

문씨는 “장애인이 주체가 돼 지도를 만든다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들어” 작년부터 장애인 리포터로 일했다. 문씨는 “블로그에서 아무리 맛집이라 해도 휠체어 탄 분들은 그것만 믿고 갈 수는 없다. 경사로가 있는지, 장애인 화장실이 있는지 등 정보를 포함한 지도가 있으면 편리하다”고 했다.

이들을 힘들게 만드는 건 현장에서 마주치는 부정적인 시선이다. 강 대표는 “아직 장애인을 불친절하게 대하는 경우가 많다”며 “장애인 리포터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비장애인, 휠체어가 신기해서 따라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문씨도 “한 어르신으로부터는 ‘장애인이 왜 밖에 나오냐’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무장애지도가 시선을 바꾸기도 한다. 강 대표는 “연남동 무장애지도를 만들 때 한 식당 사장이 ‘붐비는 시간에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당시 사장은 휠체어가 테이블을 넓게 차지해 다른 손님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를 들었다. 

강 대표는 “지도가 나온 후 장애인들이 그 식당을 자주 이용하니까 지금은 ‘아무 시간에 오셔도 상관없다’고 이야기한다. 시설을 바꾼 곳도 있다”고 했다. 

문씨와 강 대표는 장애인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환경을 만들고 싶어한다. 강 대표는 “장애인 분들은 한 번 나오려면 (정보를) 많이 검색해야 한다. 심리적으로 위축된다”며 “이동 때문에 긴장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이 되면 좋겠다”고 했다. 문씨는 “환경이 장애를 만든다”고 말했다. 장애인은 밖에 나오면 화장실을 이용하기 힘들어 잘 마시지도, 잘 먹지도 않게 된다는 뜻의 말이다.

문씨의 꿈은 ‘무장애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는 “무장애여행은 주로 복지 영역으로 다뤄진다. 관광상품으로도 개발해 장애인도 정당한 소비자로 여행하고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출처 : 경향신문
원문보기 :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1142139015&code=94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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